"학생이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지"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고등학교 시절 딱히 꿈이 없었고, 학교 수업을 들으면 야자하고 야자 끝나면 학원가고

성적을 맞춰서 적당한 대학을 가는 게  전부였다.


19살 늦은 여름, 수능으로 한창 바쁠 시기,
친구를 따라갔던 공연에서 우연히 건반 연주를 듣고 꽂혀버렸다.
연주곡은 내가 이미 알고 있던 곡에 재즈 편곡을 곁들인 곡이었는데,
원래 멜로디를 저런 식으로 바꿀 수 있구나 하는 신선한 충격과 나도 저렇게 치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공연이 끝나자 나는 건반 연주자분께 이렇게 피아노를 잘 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고' 그렇게 재즈를 알게 되었다.
그 당시 친구들은 수능 공부로 한창이었지만, 나는 실용음악학원을 알아보고 다녔다.
그때의 나는 음악으로 대학에 진학할 생각도 없었고, 그냥 피아노를 잘 치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다.
돌이켜보면 틀에 갇혀있지 않고 자유롭게 연주하는 재즈의 매력에 빠졌던 것 같다. 


 

 

 

음악을 해오면서 느꼈던 점

 

 

 

대학입시를 할 땐, 히키코모리처럼 음악은 혼자 하는 게 멋이라고 생각했다.
혼자 음악을 듣고, 혼자 연습을 하고 연습실에 박혀서 혼자 하는 것을 좋아했다.
하루는 학원에서 그동안 연습했던 곡을 평가하는 월말평가가 있었는데,
지금까지 반주(mr)로 연습했던거와 달리 처음으로 실제 드럼, 베이스와 합을 맞춰보는 자리였다.
나는 100번도 더 들었던 곡 틀리지 않고 당연히 잘할 거라 생각했고,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내 자신감과는 달리 연주를 하면 할수록 드럼 박자와 내 연주는 따로 놀았다.
드럼 베이스 연주는 듣지도 않은 채 '쟤네들한테 지면 안돼! 내가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뿐이었고,
그렇게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그때 난 연주를 하면서도 '소통'이 존재하는 것을 깨달았다.
이 부분에서는 베이스 소리가  잘 들려야 하니 작게 연주하고, 박자가 바뀌는 부분이 있으면
맞춰서 함께 연주해나가는 자체가 소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서로 보안할 점과 원하는 부분을 이야기하고 말할수록 더 나은 음악으로 바뀌는 것을
귀로 바로 느껴버리니... 협력과 소통은 음악을 할 때도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개발을 선택한 계기

 

 

대학교를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의 길로 흘러들어갔다.
무기력함과 슬럼프에 빠져들 때 쯤,  '유아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회사에 입사 하였다.
그때 당시 한창 코딩 교육 열풍이었는데
교육 업계에서도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코딩 바람이 불게 된 것이다.
내가 다니던 회사에서도 음악과 코딩을 접목시켜,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놀이할 수 있는 음악 코딩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었다.

그때부터 코딩이 도대체 뭐길래? 하는 생각과

근 10년간 음악만 해오던 나의 호기심을 불러왔다.

 

콘텐츠 기획자로서 IT 부서와 소통을 하며 코딩과 음악을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에 대해서 회의도 하고

의견을 내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이 아예 없던 나는 "왜 이렇게 되는 건가요?" "이건 왜 안되는건가요?"
끊임없는 질문을 하며 IT 팀을 괴롭혔다. 그렇게 나도 모르게 코딩에 스며들었고,
내가 이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 지식이 더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과
그때부터 필요한 지식들은 구글링을 해가며 검색해 나갔다.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나는 새로운 지식을 맛보며 자극하고, 

웹 페이지를 혼자 만들어보며, 작은 성취로 이어지자 프로그래밍이라는 분야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어떤 지식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코딩 공부는 하면 할수록 너무나도 부족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고

동시에 더 많이 알고 싶어졌다.
사직서와 함께 다른 걱정 없이 마음껏 알아보자! 라고 마음을 먹었다.

 

 

 

 

 

어떤 개발자가 될까?

 

내가 개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공식 문서를 처음 접혔을 때
이해도 안 됐고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다.
공식 문서를 쭉 읽고 사람들이 적어놓은 블로그 글을 찾아보는 방식으로 공부하였다.
그렇게 지식이 조금 쌓이고 나서 다시 생각해 보면,
그때 이 부분은 이렇게이렇게 설명하면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어렵게 설명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어려운 설명도 한몫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고.

 

그럼 개발자만 개발 지식을 알아야 할까?
내가 음악을 만들고 드럼, 베이스, 보컬, 기타에게 악보를 주었을 때,
제작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연주했던 사람들과 그냥 악보에 있는 그대로만 연주하는 사람의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그런 것처럼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도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개발 지식을 쉽게 알고 이해를 하고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면 더 좋은 프로그램이 개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그러기 위해선 어려운 설명보다는 정확하면서도 쉽게 설명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나는 3년 후엔,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이 들어도 쉽게 이해하고,

문제만 풀어주는 게 아니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발상까지 알려주려고 노력하는

코드 일관성을 지키는 개발자가 될 것이다.

 

 

 

 

 

원하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 꾸준히 해야 할 일

 

 

1. 하루 30분 동안 책 읽기

책을 읽었을 때 이해는 할 수 있을 정도의 최소한의 독해력은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독해력은 타고난 게 아니고, 꾸준함이라고 생각한다.
독해력이 떨어지면 공식 문서를 봐도 개발 도서를 봐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그렇기에 꾸준히 하루에 30분씩 책을 읽거나 이것도 힘들 땐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책을 읽으려고 한다.
(어떤 책이든 상관없다.)

 

 

2. 블로그 작성

 

글을 쓰며 개념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냥 책을 읽거나 듣는다고 해서 모두 다 자신의 것이 되지 않는다.
인간의 뇌는 10개를 가르쳐줘도 하나만 남기거나, 하나조차 불완전하게 저장되기 때문이다.
'개발 블로그가 다 거기서 거기지!'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개념으로 한두 문단이라도 글을 써보는 사람과, '아, 뭐야 이거 너무 당연한 얘기를 하고 있네?'
하면서 쓱 지나가는 사람의 머릿속엔 전혀 다른 것이 남을 거라 생각한다.

 

 

3. 하루에 1~2문제씩 알고리즘 문제 풀기

단순히 생각했을 때, 하루 1~2개씩 지식을 늘려간다면 10년 뒤엔 3650개라는 지식이 쌓이게 된다.
모든 일이든 순서가 있고, 노력들은 다시 나에게 돌아오는 것처럼 꾸준히 문제 풀기를 실천하고 있다.

 

 

4.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확실하게 이해하고 넘어가기

 

암기는 왜, 무슨 이유로 외우는지에 대해 잘 모르면서 그냥 덮어놓고 외우는 것을 암기라 한다.

암기를 아무리 많이 한다 해도 그 자체로는 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써먹을 수 있는 정보만이 가치가 있기때문이다.

암기한 정보가 가치 있는 지식이 되려면 이해하는 과정은 반드시 따라야 한다.

그렇기에 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부분이 나온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하고, 단순 암기가 아닌 이해를 해야만

머릿속의 지식이 오래 남고 쓸모 있는 지식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앞으로 공부를 하며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단순암기가 아닌,

꼭 이해를 하고 넘어갈 수 있게 습관을 들이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놀면서 쉬면서 효율적으로 살자! 라는 말을 실천하기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다짐들을 이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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